신상하, 충격고백! 알고보니!


 지난 호 <교수님 사랑해요>편의 어플과 웹사이트 조회수를 합하면 거의 200에 다 달한다. 200명이 봤다 생각하고 이번 호도 보고 계실 200분에게 내가 모태솔로임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왜 이렇게 고백을 했나 하면, 내가 하는 행동과 생각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다. 일전 앞의 월간 신상하 세 편을 보셔서 아실 지 모르겠지만(특히 지난 호 표지), 나는 그다지 여성스럽지 않다. 이름도 여성스럽지 않고, 누구는 심지어 나보고 장비(삼국지)라고 부르고, 옷 입는 것도 바지에 티셔츠, 치마는 중학교 교복 이후로 입은 적이 없고, 머리도 짧고, 가방도 큰 것만 메고, 동생은 나를 가끔 형이라 부를 때도 있고, 신발도 워커 한 켤레와 운동화 두 켤레쯤 있다. 팔자 걸음 하며, 큰 목소리에 말투하며. 주민번호 뒷자리만 2로 시작했다 뿐이지 죄다 여성스럽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오랫동안 못 뵈었던 분을 찾아 가면 그 분들은 하나같이 이런 식의 말을 하신다.’이제 머리도 좀 기르고, 안경도 좀 벗고, 화장도 좀 하고 그래.’ 아, 이럴 때는 어떻게 대답 해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그 때 마다 (얼굴이나 몸의 맵시가 받쳐주지 않기도 하지만) 여성스러운 옷을 입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게 내 잘못인가 진지하게 생각 해 본다(잠시 일 뿐이긴 하다.). 요즘은 엄마까지도 좀 여성스럽게 하고 다니라는 은근한 압박을 줘서 가치관에 크나 큰 혼란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큰 혼란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다.


 이에 관련된 병명도 있다.


 ‘에오니즘: 남자가 여자 옷을 입고 싶어한다거나 여자가 남자의 복장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프랑스 루이 15세 때의 관리였던 에온이 남장과 여장을 번갈아 가며 해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실제로 나는 하늘하늘한 치마나, 그런 옷에는 전혀 매력을 못 느끼고, 각진 남방이나 면바지, 단화에 더 끌려서 이 에오니즘이라는 병인가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다. 그런데 가슴에 압박붕대를 하면서 까지 남장은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병까지는 아닌 것으로 자가 진단을 내렸다.


“어떠신가요? 가만 보니 제가 (연애 경험이 있는)일반적 여자들과 다른 점은 ‘여성스러움이 좀 덜하다는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주저리 풀어 내린 이야기 입니다. 제가 정말 이런 이유 때문에 여태껏 아무것도 안하고 모태솔로인 걸까요? 물론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죠. 사는 데 별 지장은 없었지만요, 글쓰기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너희들 연애를 안하고 뭐하고 살았냐며 남자친구를 데려오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하셨거든요. 그 말에 좀 생각을 해 봤던 겁니다. 연애는 한 사람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근데 뭐 마음대로 안 되는걸요. 이걸 보시는 여러분들,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해결책이 나오나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왜, ‘여성스럽다’라는 말은 많이 해도 ‘남성스럽다’라는 말은 안 쓰잖아요. 대신 ‘남자답다’라는 말이 있지만 ‘여성스럽다’와 ‘남자답다’는 그 뉘앙스도 확실히 달라요. ‘여자답다’와 ‘남성스럽다’는 왠지 이상한 것처럼. 무엇보다 저에게 여성스러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도 씁쓸해요. 제가 너무 편향적 사고만했나 싶지만. 지금은 그렇다.. 소리입니다.”


P.S. 2호<대학 가지 말라고 누가 그러디>에서 “중간고사 때는 이런 이야기를 한 나를 한대 때렸음 할 마음도 들지 않을까 싶다.” 의 마음은 실제로 일어났음을 밝힙니다.


[ⓒ월간신상하& http://kpaf.kr / 신상하 기자 mandyshin1329@gmail.com/기사는 그대로, 재배포는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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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의 사람이 한울이다]



진혼(鎭魂)



* 이미지를 저장해서 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문의 쌍용차 천막농성장은 단순한 농성장이 아니었습니다. 
쌍용차 천막농성장은 부당해고와 비정규직 노동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넋을 달래는 분향소였습니다. 
또한 정리해고와 재개발, 핵발전소와 전쟁 등에 맞서 평화를 절규하며 저항하던 장소였습니다. 
서울시 중구청은 이 천막농성장을 4월 4일 새벽 5시30분에 공권력과 용역 깡패를 동원하여  강제로 철거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자리에 흙을 붓고, 꽃과 나무를 심어 인도 한복판에 생뚱맞은 화단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쌍용차 희생자 24명의 넋을 기리던 분향소가 꽃밭으로 변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사회적 타살을 철거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의 꿈을 짓밟고 만들어진 꽃밭입니다. 
지금 이 곳에는 여러  꽃이 피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이 꽃밭도 꽃밭에 피는 꽃들도 아름답지가 않습니다. 
24명의 영혼을 넘어 피는 꽃밭의 꽃들이 슬프고도 잔인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천막농성장이 철거되고, 분향소가 짓밟힌 곳으로 매일 같이 사람들의 발걸음이 함께 합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나 분향소를 만들었습니다. 
공권력은 다시 만든 분향소도 짓밟고 있습니다. 
이에 항의하던 노동자들을  연행하고 구속하였습니다. 
이 야만적 폭력이 대한문의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문은 우리가 함께 만나고 노래하는 마당이며,  
영원한 진혼의 무대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대한문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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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ㅣ 사진가 ㅣ paxraphael@naver.com
 
여러 현장을 다니며 카메라에 순간의 이야기를 담는 사진가.
지난 해 희망버스 현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아들과 함께 대학 운동장 전시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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