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커다란 집이니깐
모두 우리 식구란 뜻이죠
월간 배인석
몇 달을 쉬었는데
어찌
항의하는 독자 한명이 없다;;
여하튼
이런 일도
한 달 한 달 공든 탑을 쌓듯이 해야 는데
배 기자는 아직 멀었다.
강물이 느리게 흐르다가도
나와는 상관없이 미친 듯 빨라지면
몸도 마음도 덩달아 바빠진다.
여하튼
메롱 이다.
ⓒ월간 배인석
맞아~ 앙드레 김 같은 경우가 있었지
서교동 공간 룰루랄라에서 신주욱 작가의 개인전
보도자료를 쓰기 위해 컴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상수역 근처인 그의 작업실로 향했다.
가까이 있어 다행이넹 ㅋㅋ
웬 뜨금 없는 신주욱?
야튼 들어나 보시길~
특히 그림을 무작정 좋아서 하고픈 분들은
그는 신주욱이란 이름보다는 “Lazy pink whale”
이란 닉네임을 쓰는 걸 좋아 하는 것 같다.
“게으른 ․ 분홍 ․ 고래”
거참
역시 별 것도 아닌데
자기 딴에는 뭐라 뭐라
거품을 물고 설명을 해 될려나?
그래서
안 묻기로 했다.
작업실에 도착하니
아! 좁구나.
아! 덥구나.
앤 언젠가는 여기를 탈출해야겠는데?
헉~헉~
“언듯 들은 것 같은데 의류학과 출신이라는데 지금은 왜 그림을 그리징?”
“본래는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부모님이 그림을 반대해서;;;
그림 그리면 빌어먹고 산다고 ㅋㅋ 반대가 심했죠.
그림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을 못 보셨으니 당연히~
그래서~싸우다가~방황하다가~그럼 어떻게 미술을 하나??
그런데 고3 때 대학교의 의상디자인과를 보니 과목에 일러스트를 배우더라고요. 아~ 그럼 디자이너가 되어야지 했죠.”
“어~ 그럼 그냥 디자인과를 가면 안됐었나?”
“디자인과는 상업적인데 의상은 좀 더 예술적인 부분이 있다고 봤죠.”
“맞아~ 앙드레 김 같은 경우가 있었지 ㅋㅋㅋ”
“허락을 얻고 학교를 나와서 취직을 했는데~ 일 해보니
학교서 배운 거 하고 너무 다르고 해서, 난 이제 안하다하고 나와 가지고
에라~그냥 하고 싶은 거나 하자!”
“어딜 다녔길래?”
“그때 부띠끄 다녔는데, 그냥 쇼하고 그러더라고요.
집에도 못가고 그러다 보니 내 생활이 너무 피폐해 지지 않나 생각했었죠.”
“월급을 많이 줬으면 괜찮을 건데 ㅋㅋ”
“월급이 너무 적으니깐 ㅋㅋㅋ 차비, 식비 나가면 없고;;;”
“어~ 그럼 무슨 비정규직 개념인가?”
“거의~ 정규직이긴 한데 너무 적으니깐 이건 뭐 비정규직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게죠.”
“4대 보험도 안 되고?”
“옛날에는 그런 게 없었데요. 다 도제식이여 가지고,
의상도 일본에서 건너 온 식이라서 이거 뭐
보고 배우는 건데 무슨 돈을 받아 하면서~일 부리고;;;”
“어, 그럼 이 후에 그림을 했는데 집에서는 다시 뭐라 하지 않고?”
“옛날에는 여기에 없었고 위에 있었는데 지금은 나 혼자만 밑에 있죠.”
“무슨 소리야 ㅋㅋ”
(신주욱씨의 작업실은 지금 부모님 건물 1층을 세내어 쓰고 있다.
같은 건물 3층 본가에 살다가 1층으로 작업실을 내서 독립을 한 것이다.)
“첨에는 제 방에서만 그림을 그리다가 홍대 프리마켓에 나갔죠.
거기서는 다들 티셔츠나 컵에다 그림을 그렸는데, 저는 그냥 나갔어요.
이게 블루오션이다 싶었죠.
저는 그림만 들고 나갔죠. 그런데 반응이 의외로 좋았어요.”
“이런 걸 했단 말이야?”
ⓒ월간 배인석, 신주욱
“예~ 이런 소품들을 바로 그냥 흥정을 해서 팔고, 그러다가 전시도 해보고
점점 그렇게 되다가 돈을 좀 벌어서 이 집으로 내려온 거죠.”
“아~ 프리마켓에서 벌었어 !”
“예! 뭐~ 여행도 갔다 오고 ㅋㅋ 그 땐 운대가 좀 맞았던 것 같아요.”
“주욱씨는 프리마켓하고 잘 맞았는가 보넹~ㅎㅎ”
맴
맴
맴
맴
맴
매 미 소 리
배기자의 쓸데없는 프리마켓과의 인연 담.
(신주욱 작가 잘 참는다. _ 인터뷰가 뭐 이래? 하진 않았을까 ? 보통 그런다!)
참 비싸게 받았네!
“그래도 이런 건 독자들이 궁금해 할 테니
좀 더 돈 벌었던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면 안 될까? ^^;;”
“그땐 물감이 없어 가지고, 살 돈도 없었고~~월급도 적어서 모아 놓은 것도 없었으니 집에서 남아도는 매직이나 남는 마카를 가지고, 버린 나무판에다가 그렸죠. 그러다가 홍대 앞이 인테리어 공사가 많으니 밖에 버려진 물감이나 나무를 주워 와서 싾아 놓고 그렸죠. 캔바스를 꼭 사야 되나? 했지만 돈도 많이 없었죠.”
“아 그럼 이 정도는 얼마씩 받았나?”
ⓒ월간 배인석
“이 것은 크고 좋아하는 그림이라서 못 팔았는데
(다른 걸 들고) 이정도? 그땐 참 쌌어요. 손바닥만한 것은 5천원이나 만원정도 팔고?”
“참 비싸게 받았네!”
“예~~~~이~ ㅎㅎㅎㅎㅎㅎ”
“그때 전시를 했다는데 전시는 보통 어디서 하고?”
“그땐 전시가 카페에서 많았어요.
내가 미대를 나온 것도 아닌데 지금은 그림을 그리고 있고
갤러리를 가자니 컬렉션이 없고. 그러다 보니 차라리~~
명함을 만들었죠. 명함에 전시를 하고 싶다는 내용을 넣었죠.
그것을 보고 사람이 왔던 것 같아요. 우리 가계나 전시장에 와서
해 달라 그래서 하고 그랬죠. 명함이 많이 퍼져 나가니깐 더 홍보도
갈수록 됐고~ 그러다가 블로그를 열어서 전략적으로 했었죠.
매일매일 꾸준히 올렸으니깐.”
“포스 팅이 3천 몇 개가 넘더라고”
“거의 2009년부터 했으니깐요.”
ⓒ월간 배인석 http://blog.naver.com/jukiseen
“나는 블로그를 우연찮게 했는데…….
…….
…….”
(생략! 거의 또 자기 자랑~ 딴 블로그, 딴 닷컴~~ 등등 어우~ 어우~ 하면서 잘 참아 준다.;; 그래도 파워블로그 선정 담은 흥미로워 한다.ㅋㅋ 중요한건 블로그는 관리 원칙이예요. 여러분 !)
“야튼 블로그를 통해 꾸임 없이 봐 주신 분들이 생겼어요.”
“듣고 보니 별로 재밌는 이야기가 없넹!ㅋㅋㅋㅋ”
“그런데 난 신주욱 작가가 미대를 안 나와서 그림이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려고 블로그 포스팅을 옛날 것부터 쭉 보았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별로 차이는 없더라고? 그러니깐 무슨 말이냐면 예전에 벌써 솜씨를 갖춘 것 같은데~ 이 정도의 솜씨를 갖추려면 많은 연습을 했을 것 같아 그림은 처음에 어떻게 그리게 되었지? 학원을 혹시 다녔나요?”
“학원, 안 다녔어요.”
“전혀 안다녔다고??”
“속셈학원, 피아노학원은 다녔죠! ㅋㅋㅋ”
“헉;;;”
“만화를 많이 봤죠. 집에서~
초등학교 이후는 집에서 만화가 사라졌어요.
고등학교 때 저는 그림을 전공 못하니깐 대리 만족으로 전시회를 많이 다녔어요. 수업생활을 해야 하는데
너무하기 싫은 거예요.”
“그럼 그때는 누구나 다 하기 싫지 음~~ ^^”
“그리고 미술을 할 수 없으니깐 더 공부가 하기 싫은 거예요.
그래서 전시를 많이 보고~ 좋아하는 작가들도 생기고, 보고, 따라 그리고,
보고, 따라 그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혼자서 계속 그랬다는 게죠.”
“예~ 그랬어요!”
“어, 그럼 소질이 있구만”
“음;;.......”
“여기서 말하는 소질이란 건 지금 생각하는 것 말고 다른 것 일 수가 있어 ㅋㅋ”
더 순박하고 인간적인, 그러니깐 동물적인 게 더 인간적인…….
“그래 그럼 잠깐 신주욱 작가 그림에 나오는 도상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첨에는 그리고 싶은 데로 그렸어요.
꽃이 좋으니깐 꽃을 그리고, 뭔 컵을 그리고 그랬는데
그러다가 종교 쪽에서~~”
“종교가 있나 봐?”
“예~ 제가 천주교~ 성당을 다니는데 그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청주 쪽에 어떤 주보가 있어요.
그 걸로 일이 들어 온 거예요. 아르바이트로 해 보지 않겠냐고~
그게 대학 4학년 때부터 취직과 동시에 그걸 하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 성경도 읽고 그것에 대한 내용을 심벌~ 상징적인 것을 뽑아내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과도 그렇고, 집도 그렇고 제 나름대로 상상력으로 그려온 게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온 것 같아요.”
“그럼 잠깐 도상의 의미를 알려 준다면?”
“집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자체에 의미를 줬고, 성전의 의미도 있을 수 있죠. 꽃은 계속 기존 것을 끌어와서 꽃피웠다 완성했다, 포도는 결실과 결과물에 대한 상징이고~ 단순한 게 좋다고 생각 했죠. 지구는 커다란 집이니깐 모두 우리 식구란 뜻이죠. 무지개는 약속, 동물한테 나오는 친근함에 토끼도 그리고, 고양이도 그리고 곰도 그리고~~”
“동물은 그런 의미로~”
“친구! 사람의 모습을 더 순박하고 인간적인, 그러니깐 동물적인 게 더 인간적인……”.
ⓒ월간 배인석, 신주욱
“토끼엔 웬 수염이야?”
“토끼를 그리다보니까? 수염을 붙이는 게 괜찮은 것 같아서~ 무슨 신사, 매너 좋은 그런 이미지를 줬죠. 이성적이랄까? 재밌기도 했고요.”
“글씨체는 어떻게?”
“그림을 하면서 제목도 붙여야 되고 사인도 해야 하고~ 배우진 않았지만 글씨도 연습을 하게 됐죠.”
“공간 구성은 아주 타고 난듯한데?”
“아~ 제가 그걸 좋아 하거든요
균형감을 좋아해요. 해서 쏠리게 그린다거나 그러면 제가 불안해서 못 그려요. 배치 색깔도 그렇고~ 색깔도 무거움과 가벼움이 있고 멀고 가까운 게 있으니깐. 그런 것을 이용해서 공간이 너무 비면 작은 아이콘을 그려 넣고 수평 감을 맞추죠.”
“그러면서도 여백이 있고, 여백의 밋밋함을 위해 작은 점 같은 건 질감을 느끼게끔 하고~”
자! 그럼 신주욱 작가의 공간이야기를 끝으로 이번 호는 여기까지 한다.
간만에 할려니~ 글빨이 영 엉거주춤하다;;; 지송!
하지만 너무 아쉽다고 걱정은 마시라~
지금 신주욱 작가는 룰루랄라 예술협동조합(http://www.rulartcoop.com/ )이 기획하는 두 번째 기획전을 하고 있다. 역쉬;; 배기자가 게을러 전시에 맞춰 도움을 못 주고 있는데~ 어쩌랴 그도 팔자소관이니 오늘도 월요일 휴관일 인데 미아리에 가서 벽화를 한 점 그리고 왔다는, 그를 붙잡고 또 약간의 까다로운 회의를 하고 말았다. 그를 보내는 뒤꼍에서 “힘든 것 있음 가까이에 있으니 바로바로 연락해”라고 했지만 몇 번 만나본 그의 장점은 긍정적인 참을성이 다분하다. 과연 연락이나 하려나?
다시금 생각해 보건데 나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뭔지를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또는 아마도 그의 성품과 내가 생각하는 그것은 다를 수도 있다.
ⓒ월간 배인석
그의 그림은 그려져야 하는 표면을 가리지 않고 있는 듯, 버려진 나무판이며. 전봇대며. 담벼락이며, 길바닥이며, 헝겊이며~ 아무튼 온 지구를 표피 삼아 가리지 않고 그릴 댈 수 있다는 듯~ 그의 그림이 필요한 곳이면 당분간 열심히 싸돌아다닐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분명 그림그리기를 좋아 하는 사람이지만, 그의 소중한 그림이 어디에 위치하고 어떻게 쓰여야 하는 것 또한 신앙과 사회양심에 찬 신중한 청년이기도 하다.
지난번 인터뷰를 마치고 미진한 게 있어 다시 그를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니 작년에 낸 단행본 책의 목차가 눈에 띄었다. 어랄랄~~ 괜히 찾아가서리 헛짓을 했나? 여하튼 그에 대해 더 궁금한 이야기가 있으면 이 책을 이용하시라~ 잡지 말미에 그의 책 광고와 목차를 함께 전한다.
그리고!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 활짝 라운지에서 8월 28일까지 하는 그의 전시를 놓치지 마시라! 오늘 월간 배인석을 보신 분들은 운이 좋은 겁니다 ㅋㅋ
[ⓒ월간배인석 & http://kpaf.kr / 배인석 기자 kkarak2004@naver.com/기사는 그대로, 재배포는 맘대로!]
들어가는 글
자아 찾아 삼만 리
엉뚱하고 무식한 청개구리/자아 찾아 삼만 리/프리마켓의 달콤한 유혹/조금만 덜 행복해지기/해방구, 피난처, 놀이터였던 성당/예수살이 공동체/소비사회 건너뛰기/알맞은 그릇이 되기를/패션디자이너의 꿈/열심히만 하면 다 되나/잉여 탈출/결국 해답은 그림에
그림 감상을 위한 종합 팁
또 다른 나/그림을 위한 팁/노란 노란 노란/왼손을 쓰는 사람/낙서를 하다, 홍대지역의 아티스트
사소한 일상
에네르기파/꼭, 8시간/순댓국 찬양의 노래/싹싹 비우다/무계획이 계획, 약속 없는 생활
번거로운 마음들
믿음의 상처/예술을 파는 강규태/커미션 뒤집기/끝없는 생채기/소중한 기억/고백한다, 나의 거짓말
작업 일지
그림의 시작, 성당 벽화/사라진 공간, 몸짓으로 대신하다/뿌리고 밟고 던지고 튀긴다/순간을 탐하다/젖은 수건을 던지다/카페에서 전시하다/기록하는 장소와 시간이 있는 곳, 노트북을 열다/소통의 매트릭스
그림으로 마음을 잇다
잇다 프로젝트/넘지 못한 한국아파트의 벽/석정초등학교/팀워크로 이겨낸 쇼핑몰 벽화작업/드라마고
함께 아파하기
평택의 쌍용차를 와락, 와락, 와락/예술의 힘으로/작은 목소리라도 낼 수 있는/예술가들은 마음이 아파야 한다/여러 작가들을 대신하여/글을 맺으며
우시만보 릴레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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