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갑의 레드카드]
 
 
벌써, 열 번째 한국대중음악상
 
 
 
               ⓒ뉴시스
 
 
올해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 번째가 되었다. 2004년 처음으로 시작된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예술로, 대중음악인을 엔터테이너가 아닌 아티스트로 대접하고자 하는 상’이며 ‘가수보다 음반과 곡에 주목하고 판매량이 아니라 음악적 성취를 선정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상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한 해 동안 발표된 음악을 대상으로 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 전문 기자, 음악 전문 PD, 학계와 시민단체의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하여 종합 분야(올해의 음반 / 올해의 노래 / 올해의 음악인 / 올해의 신인)와 장르 분야(최우수 모던 록 노래 / 최우수 모던 록 음반 / 최우수 록 노래 / 최우수 록 음반 / 최우수 랩&힙합 노래 / 최우수 랩&힙합 음반 /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 최우수 팝 노래 / 최우수 팝 음반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최우수 연주 / 최우수 TV영화음악),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분야(남자 / 여자 / 그룹), 특별 분야(선정위원회 특별상 / 공로상)을 선정해오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계의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음악의 가치와 완성도를 중심으로 시상식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시상식이 판매량이나 활동 같은 계량적 가치만을 중시할 때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류 매체나 대중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더라도 음악적 완성도가 높거나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쳐온 이들이 한국대중음악상을 통해 정당한 평가와 주목을 받는 기회를 얻어왔으며, 그럼으로써 대중음악인들 스스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은 작품과 뮤지션에 대해 대중음악계의 안과 밖이 함께 존중하게 되었다는 점이 한국대중음악상이 만들어 온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과 시상식이 늘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2009년 이후 정부의 지원금이 중단되어 해마다 시상식 개최 비용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한 수상 결과를 두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비난도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시상자 선정을 위한 투표와 논의는 늘 지난한 과정이었다. 반면 선정위원들의 수를 늘리면서 선정 결과에서 독특한 안목이 드러나기보다는 무난한 선정 결과가 나오게 되는 일도 적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중음악평론가들만이 따로 이매진 어워드라는 별도의 시상식을 꾸리는 일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중음악 관련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으는 공정한 시상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상식이 10년째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올해 열 번째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2월 28일 목요일 저녁 7시 유니클로 악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을 일으켰던 싸이(Psy)와 앨범의 모든 수록곡이 차트에 올랐던 버스커버스커(Buskerbusker), 그리고 평단의 호평을 독차지했던 3호선 버터플라이가 얼마나 많은 상을 휩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음악적으로 호평 받고 있는 정차식과 로다운30에도 주목할 일이다. 또한 404, 글렌 체크, 김대중, 무키무키만만수, 이랑, 이하이, 전기뱀장어 등 새롭게 등장한 신인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한국적 포크 음악을 일구며 꿋꿋한 청년 정신을 지켜온 김민기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은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맞는 한국대중음악상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시상식 하나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결코 많지 않다 해도 제 목소리를 내며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일의 가치는 가볍지 않다. 10년간 새겨진 나이테, 10년간 훌쩍 자란 대중음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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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
 서정민갑 | 대중음악 의견가 | bandobyul@hanmail.net    
 
음악운동단체에서 일하며 음악 글쓰기를 시작.
2004년부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 2005년에는 광명음악밸리축제의 프로그래머로 일함.
 대중음악웹진 가슴 편집인과 대중음악웹진 보다의 기획위원을 맡았고 2006년~2008년까지 '민중가요 기본콘텐츠 수집사업'을 기획/진행. 2009년~2010년에는 펜타포트 페스티벌 평가연구, 콘서트, <권해효와 몽당연필> 콘서트 등 공연 기획/연출.
현재 네이버, 다음, 보다, 재즈피플, 100Beat, 미디어 오늘 등에 기고 중

Posted by 어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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