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사람이 한울이다⑦]
"4월이 오면"
4월입니다. 4월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제주 4.3항쟁입니다.
4월이 오면 진달래 꽃잎처럼 쓰러져갔던 4.3항쟁의 피맺힌 원혼들이 되살아납니다.
예로부터 제주의 여인들은 강인했습니다. 제주의 여인들은 한 많은 이 가난한 땅의 역사입니다.
제주의 여인들은 남성이 없어도 그들 스스로 완전한 인간을 추구했습니다.
그들은 농부이며 해녀이자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완전하게 추구했습니다.
땅의 사람으로서 제주의 여인들은 애기구덕을 발로 흔들며 손으로 밭을 갈았습니다.
까마득한 바다 속으로 자맥질을 하며 바당밭을 개척해왔던 이 땅의 어머니입니다.
4.3항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1949년 1월, 지금의 평화공원 서북쪽인 용강, 봉개, 삼양 등지에서 하루에만 105명이 몰살당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행된 학살로 이 마을은 토산리 학살과 함께 송두리째 한 세대가 몰살됩니다.
토벌군의 학살이 있은 후일, 지나가는 행인에 의해 눈더미 속에서 총상을 입고 시신으로 발견된 모녀는 당시 25세였던 변병생 님과 두살박이 딸이었습니다. 이 시신을 발견할 당시 젊은 어머니가 토벌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휘날리는 눈밭에 딸을 안고 쓰러져 숨을 거두면서도 어린 딸의 귓가에 다음과 같이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웡이자랑 자랑자랑
우리애기 잘도잠쩌
자랑자랑 자랑자랑 웡이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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