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사람이 한울이다⑩]
진혼(鎭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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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의 쌍용차 천막농성장은 단순한 농성장이 아니었습니다.
쌍용차 천막농성장은 부당해고와 비정규직 노동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넋을 달래는 분향소였습니다.
또한 정리해고와 재개발, 핵발전소와 전쟁 등에 맞서 평화를 절규하며 저항하던 장소였습니다.
서울시 중구청은 이 천막농성장을 4월 4일 새벽 5시30분에 공권력과 용역 깡패를 동원하여 강제로 철거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자리에 흙을 붓고, 꽃과 나무를 심어 인도 한복판에 생뚱맞은 화단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쌍용차 희생자 24명의 넋을 기리던 분향소가 꽃밭으로 변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사회적 타살을 철거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의 꿈을 짓밟고 만들어진 꽃밭입니다.
지금 이 곳에는 여러 꽃이 피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이 꽃밭도 꽃밭에 피는 꽃들도 아름답지가 않습니다.
24명의 영혼을 넘어 피는 꽃밭의 꽃들이 슬프고도 잔인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천막농성장이 철거되고, 분향소가 짓밟힌 곳으로 매일 같이 사람들의 발걸음이 함께 합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나 분향소를 만들었습니다.
공권력은 다시 만든 분향소도 짓밟고 있습니다.
이에 항의하던 노동자들을 연행하고 구속하였습니다.
이 야만적 폭력이 대한문의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문은 우리가 함께 만나고 노래하는 마당이며,
영원한 진혼의 무대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대한문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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