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사람이 한울이다]
 

"기타를 쳐라. 공장을 돌려라"





인천 갈산1동 콜트악기 부평공장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에 그려진 숱한 기타들과 "인간"이라는 글귀이다. 

이 사진의 자리가 바로 2007년 12월 11일 밤 11시, 

천막농성장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이동호(49ㆍ계양구 작전동)씨가 분신했던 그 장소이다. 

이동호 동지는 왼손 검지와 중지가 다른 사람보다 짧다. 

콜트악기는 그의 몸에 화상을 남기기 전부터 손가락부터 빼앗아갔다.

2007년 회사의 일방적 통고로 시작된 정리해고의 광풍으로 

콜트악기를 생산하는 콜트악기 부평공장과 콜텍 대전공장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되고, 공장은 폐쇄됐다. 

이들이 일하던 공장의 주요 설비들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세워진 공장으로 옮겨졌다. 

이 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악기들로 1000억대 자산가로 성장한 박영호 사장은 

노동자를 내쫒고, 콜트를 위장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돈을 벌고 있다.

그는 방배동에 500~600평의 대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50만원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콜트와 콜텍을 이룬 것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청춘을 바쳐 일군 삶의 터에서 거리로 쫒겨나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가 정리해고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받아들인 결과이다. 

지금도 콜트악기로 인해 손가락 두 개가 잘리고 몸에 화상까지 입은 이동호 동지를 비롯,  

콜트의 모든 동지들은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박영호 콜트악기 사장이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공장을 정상화시킨다면 다시 자신들의 삶 그 자체인 공장으로 돌아가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기타를 만들며, 삶을 노래하겠다"라는 노동자들의 소박한 소망이 

꽃피우는 그 날까지 더욱 단결하고 더욱 연대하자. 

단결과 연대만이 우리의 무기요 힘임을 잊지 말자.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웹진 룰~루~랄~라 | 참고나 인용을 했을 때는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표절은 범죄입니다.



 
장영식 ㅣ 사진가 ㅣ paxraphael@naver.com
 
 여러 현장을 다니며 카메라에 순간의 이야기를 담는 사진가.
지난 해 희망버스 현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아들과 함께 대학 운동장 전시를 열기도 했다.

 


Posted by 어니스트
,

[서정민갑의 레드카드]
 
 
벌써, 열 번째 한국대중음악상
 
 
 
               ⓒ뉴시스
 
 
올해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 번째가 되었다. 2004년 처음으로 시작된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예술로, 대중음악인을 엔터테이너가 아닌 아티스트로 대접하고자 하는 상’이며 ‘가수보다 음반과 곡에 주목하고 판매량이 아니라 음악적 성취를 선정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상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한 해 동안 발표된 음악을 대상으로 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 전문 기자, 음악 전문 PD, 학계와 시민단체의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하여 종합 분야(올해의 음반 / 올해의 노래 / 올해의 음악인 / 올해의 신인)와 장르 분야(최우수 모던 록 노래 / 최우수 모던 록 음반 / 최우수 록 노래 / 최우수 록 음반 / 최우수 랩&힙합 노래 / 최우수 랩&힙합 음반 /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 최우수 팝 노래 / 최우수 팝 음반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 음반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최우수 연주 / 최우수 TV영화음악),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분야(남자 / 여자 / 그룹), 특별 분야(선정위원회 특별상 / 공로상)을 선정해오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계의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음악의 가치와 완성도를 중심으로 시상식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시상식이 판매량이나 활동 같은 계량적 가치만을 중시할 때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류 매체나 대중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더라도 음악적 완성도가 높거나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쳐온 이들이 한국대중음악상을 통해 정당한 평가와 주목을 받는 기회를 얻어왔으며, 그럼으로써 대중음악인들 스스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은 작품과 뮤지션에 대해 대중음악계의 안과 밖이 함께 존중하게 되었다는 점이 한국대중음악상이 만들어 온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과 시상식이 늘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2009년 이후 정부의 지원금이 중단되어 해마다 시상식 개최 비용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한 수상 결과를 두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비난도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시상자 선정을 위한 투표와 논의는 늘 지난한 과정이었다. 반면 선정위원들의 수를 늘리면서 선정 결과에서 독특한 안목이 드러나기보다는 무난한 선정 결과가 나오게 되는 일도 적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중음악평론가들만이 따로 이매진 어워드라는 별도의 시상식을 꾸리는 일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중음악 관련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으는 공정한 시상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상식이 10년째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올해 열 번째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2월 28일 목요일 저녁 7시 유니클로 악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을 일으켰던 싸이(Psy)와 앨범의 모든 수록곡이 차트에 올랐던 버스커버스커(Buskerbusker), 그리고 평단의 호평을 독차지했던 3호선 버터플라이가 얼마나 많은 상을 휩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음악적으로 호평 받고 있는 정차식과 로다운30에도 주목할 일이다. 또한 404, 글렌 체크, 김대중, 무키무키만만수, 이랑, 이하이, 전기뱀장어 등 새롭게 등장한 신인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한국적 포크 음악을 일구며 꿋꿋한 청년 정신을 지켜온 김민기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은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맞는 한국대중음악상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시상식 하나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결코 많지 않다 해도 제 목소리를 내며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일의 가치는 가볍지 않다. 10년간 새겨진 나이테, 10년간 훌쩍 자란 대중음악의 숲. 

■ 웹진 룰~루~랄~라 | 참고나 인용을 했을 때는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표절은 범죄입니다.
 
 
 
서정민갑
 서정민갑 | 대중음악 의견가 | bandobyul@hanmail.net    
 
음악운동단체에서 일하며 음악 글쓰기를 시작.
2004년부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 2005년에는 광명음악밸리축제의 프로그래머로 일함.
 대중음악웹진 가슴 편집인과 대중음악웹진 보다의 기획위원을 맡았고 2006년~2008년까지 '민중가요 기본콘텐츠 수집사업'을 기획/진행. 2009년~2010년에는 펜타포트 페스티벌 평가연구, 콘서트, <권해효와 몽당연필> 콘서트 등 공연 기획/연출.
현재 네이버, 다음, 보다, 재즈피플, 100Beat, 미디어 오늘 등에 기고 중

Posted by 어니스트
,

콜트콜텍 동절기 강제퇴거 및 침탈 예술인 성명서  


2013년 2월 4일  


연락 박은선 010 4297 8652 



안녕하세요 저는 전진경 성효숙 상덕 정윤희 작가와 함께 콜트 공장에 입주했던 리슨투더시티 박은선입니다.


콜트공장의 폭력적 동절기 강제퇴거에 관련한 작가들의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한 겨울, 그것도 굳은 날씨에 예고도 없는, 강제퇴거가 왠말입니까? 동절기에는 철거를 하지 않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 하얀 눈을 보십시요 영하의 날씨에 왜 노동자들이 자기 공장에서 쫓겨나야 합니까? 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실에서 한마디 경고도 듣지 못하고 쫓겨났습니까? 경찰은 인권탄압의 상징입니까? 노동자들의 생존권보다 한 낮 돈만 아는 저질 악덕자본 박영호의 이익이 위에 있습니까? 경찰은 대체 집행목록에 없는 집기와 예술작품 부수는 용역깡패를 끌어내는 것은 커녕 대화를 나누며, 도시락 배급을 확보해주며, 맘껏 활보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더이상 언제까지 이런 경찰과 용역간의 끈끈한 우정을 눈뜨고 봐야합니까?동네 깡패가 주유소 만드는일이 몇 년간 복직위해 눈물흘리며 노력한 자들을 짐짝처럼 내동댕이 칠만큼 긴급했습니까?  


경찰은 어떤 부분이 대체집행 부분인지 자신들의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도 하지 못하면서 용역깡패만 두둔하였습니다. 그 결과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고, 용역깡패들에 의해 작가들의 작업이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저희는 침탈직후 112에 신고는 물론, 현장에 있는 정보과장님에게 간곡하게 작품을 철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부탁하였지만 무시당했습니다. 


그 결과는 처참합니다. 2일 낮에 공장 문이 열린 후 작업실에 들어가보니 전진경, 성효숙, 리슨투더시티의 작업실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용역들은 작가들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내팽겨쳤습니다. 전진경작가의 섬세한 오브제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망가진것을 보고 늘 밝은 전작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벽에 설치되었던 상덕작가의 기타노동자 밴드는 산산조각이 났고, 정윤희작가 작업실은 아예 용접을하여 막아놓았으며,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성효숙작가 작품이 엉망이 되고 일부는 불태웠습니다. 이들은 예술계에서 사회에서 명망있는 작가들이지만 이들에 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는 예술에 대한 조롱이며 우리의 연대 정신을 짓밟은 것입니다.  


예술가들은 콜트악기를 점거한 노동자들이 너무나 정당하기에, 

그들의 해고가 너무나 부당하기에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공장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은 그냥 공장이 아닙니다. 이곳은 자본의 광기를 멈추는 공간이고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지치고 쇠락한 사람들을 치유하는 공간이고 

노동자와 예술가가 하나된 공간입니다. 

지금도 저 공장안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여러 연대체들이 있습니다. 리슨투더시티는 2월 4일 용역에의해 파손된 작품을 다시 확인하려 했으나, 확인시켜주겠다던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출입이 전혀 불가능했습니다. 

더이상의 인권탄압, 더이상의 예술탄압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요구 합니다.


하나. 콜트 콜텍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야합니다. 

하나. 기타노동자의 집, 콜트 공장에 노동자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가하십시요

하나. 작업훼손에 대하여 행정관과 지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하나. 한 마디 경고나 충돌 방지 위한 배려 없이 직권남용하여 용역이 예술작품을 파손하는것을 방관한 행정관, 경찰의 문책과 사과를 원합니다.


우리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그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Posted by 어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