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 동절기 강제퇴거 및 침탈 예술인 성명서
2013년 2월 4일
연락 박은선 010 4297 8652
안녕하세요 저는 전진경 성효숙 상덕 정윤희 작가와 함께 콜트 공장에 입주했던 리슨투더시티 박은선입니다.
콜트공장의 폭력적 동절기 강제퇴거에 관련한 작가들의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한 겨울, 그것도 굳은 날씨에 예고도 없는, 강제퇴거가 왠말입니까? 동절기에는 철거를 하지 않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 하얀 눈을 보십시요 영하의 날씨에 왜 노동자들이 자기 공장에서 쫓겨나야 합니까? 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실에서 한마디 경고도 듣지 못하고 쫓겨났습니까? 경찰은 인권탄압의 상징입니까? 노동자들의 생존권보다 한 낮 돈만 아는 저질 악덕자본 박영호의 이익이 위에 있습니까? 경찰은 대체 집행목록에 없는 집기와 예술작품 부수는 용역깡패를 끌어내는 것은 커녕 대화를 나누며, 도시락 배급을 확보해주며, 맘껏 활보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더이상 언제까지 이런 경찰과 용역간의 끈끈한 우정을 눈뜨고 봐야합니까?동네 깡패가 주유소 만드는일이 몇 년간 복직위해 눈물흘리며 노력한 자들을 짐짝처럼 내동댕이 칠만큼 긴급했습니까?
경찰은 어떤 부분이 대체집행 부분인지 자신들의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도 하지 못하면서 용역깡패만 두둔하였습니다. 그 결과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고, 용역깡패들에 의해 작가들의 작업이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저희는 침탈직후 112에 신고는 물론, 현장에 있는 정보과장님에게 간곡하게 작품을 철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부탁하였지만 무시당했습니다.
그 결과는 처참합니다. 2일 낮에 공장 문이 열린 후 작업실에 들어가보니 전진경, 성효숙, 리슨투더시티의 작업실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용역들은 작가들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내팽겨쳤습니다. 전진경작가의 섬세한 오브제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망가진것을 보고 늘 밝은 전작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벽에 설치되었던 상덕작가의 기타노동자 밴드는 산산조각이 났고, 정윤희작가 작업실은 아예 용접을하여 막아놓았으며,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성효숙작가 작품이 엉망이 되고 일부는 불태웠습니다. 이들은 예술계에서 사회에서 명망있는 작가들이지만 이들에 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는 예술에 대한 조롱이며 우리의 연대 정신을 짓밟은 것입니다.
예술가들은 콜트악기를 점거한 노동자들이 너무나 정당하기에,
그들의 해고가 너무나 부당하기에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공장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은 그냥 공장이 아닙니다. 이곳은 자본의 광기를 멈추는 공간이고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지치고 쇠락한 사람들을 치유하는 공간이고
노동자와 예술가가 하나된 공간입니다.
지금도 저 공장안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여러 연대체들이 있습니다. 리슨투더시티는 2월 4일 용역에의해 파손된 작품을 다시 확인하려 했으나, 확인시켜주겠다던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출입이 전혀 불가능했습니다.
더이상의 인권탄압, 더이상의 예술탄압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요구 합니다.
하나. 콜트 콜텍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야합니다.
하나. 기타노동자의 집, 콜트 공장에 노동자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가하십시요
하나. 작업훼손에 대하여 행정관과 지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하나. 한 마디 경고나 충돌 방지 위한 배려 없이 직권남용하여 용역이 예술작품을 파손하는것을 방관한 행정관, 경찰의 문책과 사과를 원합니다.
우리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그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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